오희숙 기자

▲ 16일 공주시 정안면에서 열리고 있는 읍면동 순방 모습. ⓒ 파워뉴스

 

소통의 중요한 전제는 ‘쌍방향’이다. 이거 안되면 ‘외통’이고 ‘불통’이다.

둘을 합치면 ‘먹통’이 되는데 그런데도 소통이라고 우기면 그땐 ‘울화통’으로 변한다.

김정섭 공주시장이 주민들로부터 직접 듣고 답하는 소통을 위해 16개 읍면동 순방을 시작한 지난 4일. ‘읍면동장 시민 추천제’의 결실을 맺은 축하 의미로 정안면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된 행사는 시장과 주민이 대화를 하기까지 무려 1시간 10분을 소비하면서 참석자들을 울화통 터지게 만들었다.

행사 전 슬라이드를 보여주는 등 시정 성과와 방향에 대한 기초 보고는 일정부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시의회 의장과 의원들까지 나와 인사말을 하며 시간은 계속 늦춰졌다. 의원들은 인사가 끝나자마자 현장을 살핀다는 명분으로 회의장을 빠져 나갔다. 시의원들에게 지역민 의견 청취보다 중요한 ‘현장’이 무엇일까.

김정섭 시장이 6개월마다 주민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참 좋다. 막걸리만 없을 뿐 함께 웃으며 시민들의 애환을 보듬는 모습은 목민관의 아름다운 전형이다.

하지만 일을 수행하는 참모진들이 ‘비례의 원칙(과잉금지의 원칙)’을 해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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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목적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수단의 선택에 있어서 달성하고자 하는 이익과 제한되는 여러 요소들을 펼칠 때 서로의 비례는 납득할만한 수준에 있어야 하는데 그 관계가 깨지면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시장과 대화 한다며 주민들 불러 놓고 1시간 넘도록 사전행사를 하는 건 비례의 원칙을 넘어선 ‘반칙’이다.

주민들이 바라는 진짜 순방은 형식과 의전이 최소화되고, ‘울화통’ 안 생기는 ‘소통’이 진짜 순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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