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순 기자
“10만 시민보다 A모 씨와 약속이 더 중요했나?”

정영순 기자. ⓒ
“저 오늘 휴가라서 공주에 없서용”, “오늘만 휴가 냈는뎅~”
“오늘 약속했는데”

낯 뜨겁다. 공주시의회 임달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초선)이 여성으로 추정되는 A모 씨와 본회의장에서 주고받은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공주시 관가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더군다나 1조원대의 시민 혈세와 조례 등 20개의 안건을 처리하고 있던 매우 엄정한 의회 회의석상에서 심의보다 사적인 대화에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이 취재기자의 카메라에 잡혀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9일 공주시의회 210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임달희 의원이 휴대폰을 들고 ‘조용한 커피숍 있느냐?’, ‘휴가 중이다’, ‘월요일에 보자’ 는 등의 대화를 이어갔다.

단순히 잠깐 주고받은 것도 아니고 회의 시간 내내 대화를 멈추지 않는 모습이 포착됐다.

“시의원들이 똑바로 일을 안 한다” 는 극도의 불만이 쌓여 12명의 시의원 중 무려 9명이 새로운 얼굴로 바뀐 8대 공주시의회다. 그 중 초선이 8명에 달했다.

그러나 8대 시의회 출범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떠한가?

물론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는 의원도 일부는 있다고 하겠지만, 대부분이 ‘그 나물에 그 밥’, ‘못된 것만 배웠다’ 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메시지의 주인공 역시 당선 때만 하더라도 큰 기대를 받았던 초선의원이다.

지난 11일 보도 이후 “반성의 기미를 보이고 공주시를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는 일말의 기대와는 달리 그는 다음날 기자를 향해 “어린이집 운영 회의 등의 문제로 A원장과 카톡을 했을 뿐... 정정보도 부탁” 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임 의원의 태도가 참으로 한심하고 어이없다.

이창선 부의장이 본인의 생명을 담보로 항암치료 투약 밸브를 가위로 자르는 엄중한 행위까지 나왔던 그 자리에서 임 의원이 보여준 행위는 그 메시지의 무게만큼이나 한없이 가볍고 철이 없다.

과거 그가 시의원이란 자리를 어떻게 생각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천 한 번 잘 받아 겨우 시의원 배지를 달았다고 해서 신성한 본회의장에서 앞뒤 생각 없이 카톡으로 사담이나 나누고 ‘아무 잘못 없다는 식’ 으로 철판을 깔고 있다.

게다가 정치인의 기본자세를 망각함은 물론 자신을 찍어준 유권자들을 무시하고, 그를 이끌어 민주당 공천장을 내준 공천자를 욕 먹이는 행위를 하고 있다.

10만 시민들을 위해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에 임달희 의원은 A모 어린이집 원장과 카톡 문자를 날리고 있었다.

과연 시민들은 그를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할까?

회의 중 휴대폰 카톡 삼매경은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 본연의 신분을 망각한 처사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의원이 신성한 민의의 전당을 ‘신선놀음’ 이나 하는 곳으로 착각하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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