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공주시 의당면 청룡리에 위치한 B 도축장 폐수가 정안천으로 흘러들어 수질을 오염시키자 공주시 환경보호과 직원들이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공주 정안천이 축산폐수로 뒤덮여 시민과 관광객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공주시 의당면 청룡리에 위치한 B도축장이 최근 폐수를 무단으로 방류, 정안천 일부가 하얀 포말과 함께 검붉게 변해 지나는 이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특히 이곳은 공주시가 2017년부터 5년여에 걸쳐 10억 원 가까이를 투입해 생태공원을 조성한 곳으로, 금강신관공원~미르섬~정안천생태공원~연꽃단지~메타세쿼이아길로 이어져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감상하며 호젓하게 걷기에 제격인 곳이다.

자전거 동호인들도 즐겨 찾는 장소로, 공주시가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대두된 여행 트렌드 ‘비대면 여행’ 코스로 개발 중인 곳이어서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안천생태공원 중간쯤에 지난 1982년 설립된 도축장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 고질적인 악취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부터 2년여에 걸쳐 세정식흡수시설 설치 및 시설 전면 밀폐 등 대대적인 시설개선을 통해 심각한 악취는 잡았지만, 사업장 특성상 악취를 완전히 잡는 데는 한계가 있어 악취 민원은 여전하다.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모니터링 외에도 추가적인 악취저감 방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도축과정에서 발생한 폐수가 그대로 정안천으로 유입돼 하천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시민 제보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검붉은 폐수가 무단으로 방류돼 도축장 인근의 정안천 일부가 하얀 거품으로 뒤덮였다. 시 당국이 지난 13일 오전 시료 채취 등에 나서자 도축장 직원들이 부랴부랴 흡착포까지 동원하는 등의 소동을 벌였다.

B도축장 관계자는 “최근 계속된 한파로 기계와 소포제(거품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약제)가 얼어 사용치 못했다"고 실토, 관리 소홀은 물론 오폐수 처리절차 무시에 따른 부과금 등의 행정조치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또 고의적인 오폐수 방류나 추가 위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강력한 법적 처벌도 예고되고 있다.

평소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는데다 폐수 무단방류까지 겹치면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으로,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은 이창선 공주시의원은 “우천 시 폐수 무단 방류 의혹 등 B도축장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안생태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악취 민원도 꾸준하다”며 장기적인 환경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박인규 시 환경보호과장은 “정안천에 방류된 오폐수의 시료를 채취해 충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폐수 배출량 및 방류수 수질기준, 초과일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초과 배출 부과금 부가 등 적법 처리할 예정”이라며 “수시로 불시 점검에도 나서 환경오염 행위를 뿌리 뽑는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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